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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여행

첫 사랑 [사무엘 베케트]

by 신푸른솔 2016.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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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23 사무엘 베케트의 첫 사랑을 읽고



 다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니체였다.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받았던 감정이랑 비슷했다. 나에겐 거친 언어다. 친절하진 않으니까. 뭐 그렇다고 나쁘다는 건 아니다. 이것도 이것대로 매력이 있기 때문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저자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었을 때도 비슷했지만 그때는 마지막에 블라디미르가 “고도를 기다려야지”라고 했을 때 뭔가 가슴을 때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 ‘첫 사랑’은 아직 느낌이 없다. 오늘은 시간에 쫓기며 읽어서 그런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보든가.. 아니면 이런 종류의 책을 좀 더 읽어보는 게 나을 것 같다. 책을 사야하나.


 사무엘 베케트에 대해 읽어보면서 아일랜드 작가 5인방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그들의 이름은 알지만 작품은 모르는 상태다. 사실 예전에 읽은 세익스피어 4대 비극, 5대 희극도 내용이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내가 가진 지적 허영심, 혹은 호기심을 다시 자극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을 시작으로 좀 더 많은 문학 작품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영화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마음이랄까. 


 나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예술이지만, 아마 그 시대에는 이것이 대중적이었을지도 모른다. 


↓ 계속 ↓




160428 추가


 고도를 기다리며를 다시 읽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위에 적어놓은 블라디미르의 마지막 대사는 틀렸다. 기억이 왜곡된 것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그때 받은 강렬한 느낌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럭키와 포조, 그리고 소년의 등장이 신기했다. 나의 왜곡된 기억은 처음부터 끝까지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만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6, 7년만에 다시 읽는 고도를 기다리며는 또 다른 느낌을 줬던 것 같다. 이번에 읽을 때는 럭키가 생각하는 부분이 가슴을 때렸다. 뭔가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달까.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고 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에 휩싸였던 것 같다. 이게 작가가 전달하고 싶었던 감정일까.


 여전히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작품이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프랑스에서 엄청난 흥행을 했다고 한다. 베케트 자신도 놀랄 정도로. 이런 연극이 흥행을 하다니 역시 예술의 나라 프랑스인가. 한 가지 다행인 점이 있었는데 베케트의 작품을 접하고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은 사람이 나 말고도 매우 많았다는 것이다. 당시 프랑스에서 연극을 봤던 사람들은 이 연극의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애썼고 언론은 인터뷰를 통해 작가의 해설을 원했다. 베케트는 내가 아주 만족할만한 답을 냈다고 한다. “내가 그걸 알았더라면 작품 속에 썼을 것이다.” 하하.


 ‘첫 사랑’을 읽고 베케트에 대한 글을 많이 읽어봤는데 이해가 되지 않아도 상관없는 게 아닌가 싶다. 오히려 그런 거친 언어에서 나오는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처음에 ‘첫 사랑’을 읽고 쓴 나의 글(윗글)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다음엔 베케트의 몰로이를 읽어볼까 한다. 그 다음이 언제일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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