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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축제

바이로이트 축제에 관하여

by 신푸른솔 201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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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로이트 축제는?

 1876년에 시작된 이 축제는 10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바그너의 곡만 프로그램으로 올리고 있는, 오로지 바그너만을 위한 축제이다. 바그너 본인이 직접 축제를 만들었고 축제극장 역시 직접 설계했다. 바이로이트는 전 세계 바그네리안들의 ‘메카’라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닐 것이다. 독일 중부지방 동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 바이로이트는 매년 여름마다 바그네리안들의 순례로 매우 붐빈다.


확대하면 이름조차 사라지는 작은 곳이지만.


 바이로이트 축제는 우스갯소리로 미친 작곡가, 미친 연주자, 미친 관객 3박자로 이루어진다고도 한다. 설명이 필요 없는 작곡가 바그너에, 무한 선율(공연 내내 연주가 끊어지지 않음)을 연주해내는 연주자 그리고 딱딱한 의자에서 정장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공연을 즐기는 관객까지 말이다. 


 예전에는 돈이 있어도 티켓을 구할 수 없었다고 한다. 개인적인 표를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각 나라의 바그너협회나 관련 단체만이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공연 한 번을 보기 위해 7,8년을 기다린 사람도 있었다고 할 정도다. 우리나라도 바그너협회를 통해 표를 분배받았고 공연을 보려면 바그너협회에 들어가 회비를 내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2012년 축제부터 각국의 바그너 협회에 표를 분배하는 방식은 중단되었고 개인이 직접 예매하도록 바뀌었다. 신청한다고 모두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으로도 티켓 예매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1년 전에 예매신청을 해야 한다. 2013년 축제의 경우 2012년 10월까지) 게다가 암표도 예전보다 성행하여 의지(?)만 있다면 공연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입장권 구하는 법

바이로이트 음악 축제를 보는 방법에선 크게 2가지가 있다.

바로 최종리허설(게네랄프로베, GP, Generalprobe)를 보는 것과 본 공연을 보는 것이다.


①최종리허설 보기

최종리허설은 말 그대로 ‘최종’리허설이기 때문에 내용은 본 공연과 다르지 않다. 여기서 문제되는 점이 있다면 최종리허설의 티켓은 ‘바이로이트 관계자’에게만 제공되는 티켓이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직접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가격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1막이나 2막까지 보고 나오는 사람이 종종 있고 Suche Karte(티켓 구함)을 들고 있다 보면 표를 그냥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바이로이트는 마을이 작기에 공연이 끝나고 술집에 가면 바이로이트 관계자가 아닌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하는데, 거기서 같이 술을 먹다 친해진 사람이 바이로이트 관계자라면 최종리허설 표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시간이 많다면 도전해볼 일이다. 

1막부터 공연을 보긴 힘들지만 2,3막은 무료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기에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②본 공연 보기

가. 정식으로 표를 구하는 방법

바이로이트 홈페이지에 가서 축제의 8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신청을 해야 한다. 신청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인터넷 신청으로 표를 받은 사람의 제보가 없기에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다. (주소 : https://www.bayreuther-festspiele.de/)

다른 방법은 당일티켓을 구하는 방법이다. 바이로이트 축제야 항상 매진이겠지만 간혹 자리가 나기도 한단다. 대부분 5자리 정도가 난다고 하는데 이를 구하기 위해 전날 밤에 침낭을 들고 와서 매표소 앞에 진을 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웬만한 열정이 없으면 힘든 일이지만 가장 싸게 정식으로 표를 구할 수 있는 방법(35~120유로)이다. 당일티켓 매표소는 아벤트카세(Abendkasse)라고 하는데, Abend는 ‘밤(night)'를 뜻하고 kasse는 매표소를 뜻해서 밤에 열리는 매표소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공연은 주로 밤에 있고 당일티켓은 공연 직전(밤)에 풀리게 되므로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나. 그 이외의 방법

간단히 말해 개인과의 거래를 통해 표를 구하는 방법이다. 즉, 암표를 사는 것인데 경로는 여러 가지라고 한다. 바이로이트 근처 호텔들은 티켓과 숙박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경우도 많고 호텔 도어맨들이 약간의 차익을 위해 호텔 손님들에게 표를 개인적으로 팔거나 바이로이트 축제를 보러왔지만 몸이 안 좋아 공연을 보러가지 못하는 어르신의 표를 대신 팔아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가장 비싼 것은 공연장 앞에서 구하는 것이지 않을까? 일단 호텔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표를 구해본 뒤에 표를 구할 수 없으면 공연장 앞에 가서 Suche Karte(티켓 구함)을 들고 서있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


프로그램

크게 ‘반지의 해’와 ‘반지 안식년’으로 나눌 수 있다. 반지는 4번의 공연에 걸쳐서 진행되는 대작이므로 한 번의 구성으로 4~5년 정도 공연하고 새로운 반지를 준비하며 1~2년을 쉬게 된다. 공연하는 4~5년을 ‘반지의 해’, 반지를 쉬는 1~2년을 ‘반지 안식년’이라고 부르는 편이다. 올해는 2년의 휴식 이후 열리는 ‘반지의 해’의 첫 해이다. (이 글을 작성한 2013년은 바그너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반지의 해’에는 반지와 다른 2~3개의 작품이 그 해의 축제 프로그램이 되고, ‘반지 안식년’에는 나머지 5~7개의 작품이 한꺼번에 올라간다. 예를 들면 ‘반지 안식년’인 2012년 프로그램의 경우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 ‘탄호이저’, ‘파르지팔’ 이었고 ‘반지의 해’인 2013년의 프로그램은 ‘반지’,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탄호이저’, ‘로엔그린’이다.


옷차림

기본적으로 서양식 정장을 입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강제된 것은 아니지만 불편하다고 대충 입고가면 시선을 한 몸에 받아 엄청 부끄러울 수 있다고 한다. 지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면 정장을 입고 땀을 흘리면서 공연을 보는데 옆에 계신 할아버지가 20년 동안 봐왔다고 하며 목덜미와 뒤통수를 기대면 좀 낫다고 하셨단다. 그런 훈훈한 대화도 이루어지나 보다. 한국 출신이라고 하면 바이로이트에 출연한 베이스 강병운씨, 연광철씨, 사무엘 윤씨에 대해 이야기를 건네올 때도 있단다.


이 글은 프리뷰 정도가 아닐까 한다. 올해 바이로이트에 가서 공연을 보고나면 더 실감나고 유익한 정보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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