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1월 28일. 내가 말레이시아로 떠났던 날은 작년 8월 29일이었다. 5개월 만에 드디어 여행기를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의 게으름이 이토록 훌륭했다니! 다행히도 말레이시아에서 찍었던 약 1300장의 사진과 약 40페이지의 일기가 있어 기억이 그렇게 흐릿하지는 않다.
글씨가 좋지 않아 별다른 보안이 필요하지 않은 일기장과 대여점을 통해 빌린 카메라
중학교 2학년 때 사진부를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사진에 대해선 완전히 문외한이기 때문에 사진들은 대부분 예술과는 거리가 먼 개폼잡는 설정샷 셀카다. 내가 등장하지 않고 그냥 유명한 경치나 건물 등만 나온 사진은 매우 드물다. 그런 사진은 어디서든 구할 수 있고 나보다 더 잘 찍는 사람이 인터넷에 잘 올려놨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흔한 나의 셀카
그때그때의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틈만 나면 사진을 찍듯 일기장을 꺼내서 끄적이곤 했는데 지금 읽으니 정말 별별 걸 다 적은 것 같다. 나의 여행 모습이 생생히 떠오를 정도로 열심히 썼다. 재밌는 건 예상치 못한 사건에 당황하거나 무서워서 혼비백산했던 일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래서 쓸 게 많았던 건가?
새하얗게....
일정을 잡는 것부터 별로 순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원래는 세 명이서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날짜가 별로 안 좋게 잡혀서 한 명이 가지 못하게 되었고 같이 간 한 명은 수업을 째고 여행을 가는 그런 좋은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 친구는 4박 5일 여행 일정을 잡았고 나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웠기도 하고 비행기 값이 좀 아깝다는 생각에 2주 정도의 여행 일정을 잡았다.
무엇부터 써야할 지 참 고민이 많이 된다. 그만큼 이야기할 것이 많다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 글을 한 뭉치씩 올릴 예정인데 여행 정보에 대한 글이 될 수도 있고 여행을 하면서 느낀 나의 감정에 대한 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주요한 형식은 역시 내 멋대로 쓴다는 점이다. 하하. 별로 글이 좋진 못하지만 여행 경험을 이야기해주면 재미있게 들어주는 착한 사람이 많았으니 이 글도 아마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 게으름이 나를 붙잡지 않는 한 소스가 다 떨어질 때까지 부지런히 올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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