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02 말레이시아?

신푸른솔 2013. 3. 2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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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 위치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직항으론 약 7시간, 경유하면 8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다. 비행거리로 보자면 시차가 많이 날 것 같지만 지구상에서 볼 때 위도의 차이가 많이 날뿐, 경도의 차이는 많이 나지 않아 우리나라가 1시간 빠른 정도이다.


 이 정도 거리


 말레이시아는 13개의 주로 이루어져있고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와 행정도시인 푸트라자야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연방이다. 주를 소개하기보단 말레이시아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주는게 좋을 것 같다. 말레이시아는 크게 동서로 나눌 수 있다. 내가 갔던 곳은 서말레이시아이고 쿠알라룸푸르, 푸트라자야 그리고 역사도시 멜라카가 위치해 있다. 동말레이시아는 가보진 않았지만 코타키나발루라는 휴양지가 상당히 유명하다.


동,서 말레이시아 밑에는 인도네시아가 있다.


 이곳은 적도와 가까워 열대 기후를 띄고 있단다. 사실 나도 열대 기후가 뭔지 잘 모르므로 쉽게 설명하자면 1년 내내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평생 추워지지 않는 즉, 겨울이 없는 나라다. 내가 여행했을 즈음이 8월 말, 9월 초였는데 서울의 한 여름보다 더 더웠다. 서울도 상당히 더운 편인 것 같은데 가을, 겨울이 오지 않는다니 왠지 섬뜩했다.


매우...매우...덥다.


 말레이시아는 다양한 인종이 살아가는 나라다. 60%정도는 말레이계, 30%정도는 인도계 나머지 9%정도의 중국계 그리고 소수인종이 살아가고 있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 9% 정도를 차지하니 말레이시아에선 아시아인종(한중일 사람들)을 그렇게 신기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이 한국사람, 중국사람, 일본사람을 구분하는 것처럼, 이 나라 사람들도 한국사람, 일본사람은 구분하지 못하지만 중국사람은 구분하는 편이라 한다. 나도 물어봤는데 나는 외국인처럼 보인다고 했다. 하하.


다양한 사람들


 말레이시아는 싱가폴 다음의 동남아시아 경제 대국이다. 1인당 gdp는 약 8천 달러로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1/2 정도이다. 특히 과일은 너무너무 싸다. 거리를 돌아다니면 과일주스 파는 곳이 많은데 가격이 600원에서 1000원 정도이다. 동남아하면 왠지 판자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쿠알라룸푸르는 여기가 정말 동남아 인가 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세련된 건물들이 많다. 이건 다른 책에서 본 건데 건물을 똑같은 모양으로 짓지 못하게 법으로 규정해 놓았단다.


흔한 쿠알라 룸푸르 시내


 수적으로는 말레이시아계가 우세하지만 경제적으로 보면 중국계가 말레이시아 금융권을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계는 경제의 하위부분을 담당한다고 책에서 읽은 것 같다. 나는 하나의 말레이계 가족과 하나의 중국계 가족을 만났지만 거기에서 뭔가 확연한 차이를 느꼈다. 물론 나의 경험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경향성에 한 예로 볼 수 있겠다.


 혼합의 나라를 표방하는 말레이시아답지 않게 인종에 대한 어두운 부분이 존재한다. 바로 말레이시아계 우대정책인데, 이는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말레이시아계가 아니면 차별정책일 뿐이다. 집이나 땅을 살 때 말레이시아계는 할인을 받는다고 하고 승진에 있어서도 유리하다고 한다. 중국계는 그나마 경제적으로 풍족한 편이지만 인도계는 그렇지도 못한데다가 차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내가 여행할 때 이 문제에 대해서 말레이시아계에겐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중국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니 그 정도가 웃어넘길 수준은 아닌 것 같았다. 우대와 차별 정책으로 인해서 그런지, 이야기를 하다보면 말레이계에서도, 중국계에서도, 인종 간에 은근한 배척이 느껴졌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이다. 국교가 이슬람교이고 시민의 80% 정도가 무슬림이다. 다른 종교도 인정하고 있어서 드물게 절이나 교회가 보인다. 힌두사원도 간간이 있다. 종교는 인종과도 관계가 있어 보이는데 말레이계, 인도계의 대부분이 무슬림이고 중국계는 무슬림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슬람의 나라답게 건물마다 기도실이 있는 편이고 호텔 천장에는 Kiblat 이라는 화살표가 적혀있다. 이는 메카의 방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기도할 때 메카의 방향을 확인하는 용도로 쓰인다. 여성들은 투동(아랍어로 하면 히잡)이라는 것을 머리에 써서 머리카락을 가리고 얼굴만 드러내놓고 다니는 것이 보통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말레이시아에선 이것이 강제적인 것은 아니란다. (이건 말레이형이랑 미수다이야기를 하다가 알았다. 미수다에 나오는 말레이시아 출신의 소피아는 히잡을 쓰고 있지 않아서 말레이계가 아닌 것이냐고 물어봤었는데, ‘아마 말레이계일 것이고 그냥 쓰지 않은 것일 것이다.’라는 답을 들었다.)


이슬람을 상징하는 국기의 초승달


 말레이시아는 기본적으로 말레이어를 사용한다. 글자는 알파벳을 사용해서 읽기는 가능하겠지만 뜻은 전혀 알 수 없다. 그래도 쿠알라룸푸르나 유명한 관광명소에는 말레이어와 영어가 함께 적혀있는 곳이 많은 편이다. 중국계는 자기들끼리 이야기할 땐 말레이어를 쓰지 않고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서 쓰는 편이다.(말레이어를 알아듣기는 함) 말레이시아는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체험 상 인도계와 중국계는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편이었고 말레이계는 반반 정도 였던 것 같다. 


 발음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내가 영어를 못하는 것도 있지만 말레이시아에서 듣는 영어는 약간 알아듣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거센소리를 위주로 발음하고 말레이시아는 된소리를 위주로 발음하는 것 같다. 예를 들자면, tower라는 단어에서 콩글리쉬는 [타워]인데, 망글리쉬(Malaysia +English)는 [따워]에 가깝다. 


 말레이시아에는 왕이 있다. 즉 정치적 형태로 보자면 입헌군주제로 정치적 수장은 총리이다. 정치에 관해서는 여행상 느껴진 것이 없다. 왕궁에 한 번 가보려고 했으나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어 문 밖에서 쳐다봐야 된다고 해서 가지 않았다. 입구 사진은 뭔가 웅장해보였는데 들어가지를 못하니... 들은 이야기를 적어보자면 여당(말레이 우대정책을 펴는)은 주로 말레이계 지지자로 이루어져 있고 야당은 인도계와 소수의 말레이계 지지자로 이루어져 있단다. 여당지지율이 60%가 넘는다는데, 아직 평등에 대한 인식이 약한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말레이시아라는 나라에 간단한 이야기를 했다. 인천 공항에서 시작하는 나의 여행을 쓰고 싶지만 이 정도의 이야기를 여행 중간 중간에 넣으면 너무 장황해질 것 같아 처음에 간략한 설명을 하기로 한 것이다. 다음엔 드디어 인천 공항으로 갈 것 같다!!